정부 ‘쪼개기 송금’ 막는다…100만 원 미만 코인 이전 규제 추진

한국 정부는 100만 원 미만 가상자산 이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소액 전송이 최근 불법 자금 이동 통로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지금까지는 비교적 큰 규모의 거래에만 적용됐던 ‘트래블룰’이 소액 거래까지 확대 적용된다.
현재 이 안건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 중이다. TF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을 목표로 관련 제도의 손질에 나섰다.
정부, ‘스머핑’ 확산에 소액 가상자산 결제까지 감시 확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00만 원 이하를 포함한 모든 가상자산 이전 거래에 대해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공유하도록 거래소에 의무를 부과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실명제’로 불리기도 하는 트래블룰은, 입출금 과정에서 거래소가 이용자의 이름과 지갑 주소 등 주요 정보를 확인·기록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당국은 최근 ‘스머핑(smurfing)’으로 불리는 수법이 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자금을 여러 건의 소액 거래로 쪼개 전송해 신고 기준을 피하는 방식이다.
고액 거래에 대한 감시는 이미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지만, 당국은 범죄 세력이 기존 규제를 피해 저액 거래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거래 패턴이 탈세, 마약 범죄, 해외 불법 자금 유출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29일에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국장이 이끄는 태스크포스(TF)가 첫 회의를 열고, 전반적인 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논의의 핵심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 ▲검사 및 제재 체계의 실효성 제고 등이다.
당국은 또한 20여 년 전 도입된 국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국경을 넘는 디지털 범죄와 급성장한 가상자산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가상자산 범죄 대응 강화… 의심 계좌 일시 동결 추진
트래블룰 확대와 별도로, 태스크포스(TF)는 수사가 시작되기 전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중대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를 일시적으로 동결할 수 있는 ‘계좌 정지 제도’ 도입이다. 이를 통해 당국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도 자금 흐름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에는 또 복잡한 금융 거래에 관여할 수 있는 변호사·회계사 등 일부 전문직에도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처럼 소액 이전 거래에 대한 단속 강화는 이미 진행 중인 가상자산 규제 전반의 강화 흐름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거래소들에 대해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이상 거래를 식별하고, 의심 거래를 즉시 당국에 보고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앞서 고위험으로 분류된 국제 거래에 대해서도 접근을 제한했으며, 그 일환으로 국내 시장을 겨냥했지만 등록되지 않은 해외 앱을 주요 앱 마켓에서 삭제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한편, 거래소들에 대한 재무 건전성과 지배구조에 대한 점검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과거 탈세나 마약 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은 인가받은 가상자산 업체의 주요 주주가 될 수 없게 된다.
또한 2025년 하반기부터는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에 관여하는 사업자들이 사전 등록을 하고, 정기적으로 한국은행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국내 조치는 국제 공조 강화 흐름과도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보고 프레임워크(CARF)’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각국 과세 당국이 국경을 넘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된다.
거래 기록 수집은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본격적인 정보 공유는 2027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