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발 관세 리스크에 암호화폐 시장 붕괴… 비트코인 7만5천달러 보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유럽 8개국에 관세 부과를 경고하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매도세가 쏟아졌다. 비트코인은 한때 8만7,000달러까지 급락한 반면, 금 가격은 온스당 4,8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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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조항: 이 기사를 투자 조언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큰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투자 전 자체적인 조사를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넘기지 않을 경우 유럽 8개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1월 20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무력으로 영토를 확보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전 세계적인 위험 회피 움직임을 촉발했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며 금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반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기대와 달리 9만 달러 초반대로 밀려 장중 8만7,000달러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차트
출처: 트레이딩뷰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청산되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1,500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디지털 금’이 아닌, 위기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이 아닌 투기적 자산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관세 충격에 자산시장 극명한 엇갈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그린란드 관련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8개국을 대상으로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6월 1일까지 25%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ING 이코노미스트들은 관세율이 25%까지 올라갈 경우 유럽의 GDP 성장률이 약 0.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며, 이미 유럽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관세 압박은 지난해 7월 말 잠정 휴전에 들어갔던 미·EU 무역 갈등을 사실상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이전보다 훨씬 강경한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서 유럽 각국은 이른바 EU의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반강압 수단 발동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해당 조치는 문제 국가를 상대로 관세 부과는 물론 투자 제한까지 허용하는 강력한 대응 수단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수단의 발동을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혔고, 유럽의회 최대 정당 소속인 만프레드 베버 의원은 지난해 7월 체결된 미·EU 무역 합의가 사실상 “동결 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유럽은 약 8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와 주식을 보유한 최대 미국 자본 공급처로, 양측 간의 깊은 상호 의존성은 이번 대치가 단순한 관세 갈등을 넘어 전면적인 위기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경제는 가장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새 관세가 “막 회복 조짐을 보이던 독일 경제에 독약과도 같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독일의 대미 수출은 올해 1~11월 기준 전년 대비 9.4% 감소했으며,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며 금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온스당 4,800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 랠리는 신뢰의 문제”라며 “현재 신뢰는 휘어졌을 뿐 무너지지는 않았다. 만약 신뢰가 붕괴된다면, 상승 모멘텀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센 청산 도미노에 흔들리는 암호화폐 시장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위험 자산과 함께 급락하면서, 암호화폐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수년간 ‘디지털 금’으로 자리매김해왔던 서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9억9,833만 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으며, 이 가운데 비트코인이 4억4,019만 달러를 차지했다. 아시아 시장 거래가 한산한 시간대에 마진콜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청산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갤럭시 디지털의 알렉스 손은 “비트코인은 적어도 실시간으로는, 본래 기대됐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비트유닉스(Bitunix)의 애널리스트 딘 첸은 “암호화폐 내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헤지이자 비주권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더 넓은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여전히 변동성이 큰 고베타(high-beta) 위험 자산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생상품 시장은 향후 몇 달에 대해 점점 더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Derive.xyz의 션 도슨은 “미국과 유럽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특히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은 시장이 다시 고변동성 국면으로 전환될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아직 현물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옵션 시장에서는 6월 26일 만기 기준으로 7만5,000달러에서 8만5,000달러 구간에 풋옵션 미결제약정이 집중돼 있다. 도슨은 “옵션 관점에서 보면, 연중 중반까지의 전망은 완만한 약세 쪽에 가깝다”며 “트레이더들이 하방 위험에 대비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한층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비트코인이 2025년 들어 장기 이동평균선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격이 장기적으로는 1만 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듀크대의 캠벨 하비 교수 역시 학술 연구를 통해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금 간의 상관관계가 완전히 붕괴됐다고 지적하며, 위기 국면에서의 헤지 역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기관 수요가 하락폭 제한하나

기술적 지표상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분석가가 비관적인 전망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MEXC 데이터에 따르면 1월 16일 하루 동안에만 비트코인 ETF로 1,474BTC가 순유입됐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약 14억8,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거래소에서는 3만6,800BTC가 빠져나갔다.

이는 기관 투자자의 매수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유통 물량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추가 하락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본지는 최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을 86%로 제시하며, 이 경우 2월 1일 이후 비트코인에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 애널리스트들 역시 크립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은 정상 범위에 있고, 펀딩 비율도 중립에 가깝다”며 “패닉성 매도를 시사할 만큼 거래소로 유입되는 물량이 급증한 흔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조정이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거시 환경에 연동된 단기적 소음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결국 2월을 앞둔 현재의 가격 횡보가 투매 국면의 신호인지, 아니면 더 큰 변동성을 앞둔 일시적 평온에 불과한지는 암호화폐 시장이 마주한 핵심 질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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