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디지털 자산 규제 마련위해 공동 태스크포스 가동

영국·미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와 자본 시장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
‘미래 시장을 위한 대서양 횡단 태스크포스(Transatlantic Taskforce for Markets of the Future)’라 명명된 이 태스크포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중 발표되었으며 세계 최대 금융 허브인 두 나라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태스크포스, 일관된 프레임워크 마련에 힘쓸 것
영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 태스크포스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일관적인 법적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동시에 자본 시장 전반에서 협력을 심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태스크포스는 단기·중기 협력 방안은 물론 도매 디지털 시장 혁신을 추진할 장기적 기회까지 검토하게 된다.
이번 발표는 런던에서 열린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간의 고위급 회담 직후 나왔다.
17일 회의에는 씨티·뱅크오브아메리카·바클레이즈 같은 글로벌 은행과 더불어 코인베이스·서클·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 경영진이 함께했다.
양국 정부는 이번 협력이 급격한 기술 및 산업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자본 시장의 경쟁력과 개방성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태스크포스는 영국 재무부와 미국 재무부가 공동 의장을 맡고 금융행위감독청(FCA)과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주요 규제 기관이 참여한다.
180일 이내에 영국-미국 금융규제 실무그룹을 통해 양국 재무부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업계 전문가들도 기업과 투자자의 요구를 반영한 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검토 대상에는 자산 보관, 자금세탁방지 기준, 스테이블코인 감독 등 규제 프레임워크 간 상호 운용성이 포함된다. 관계자들은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영국 규정을 미국 기준에 맞추면 기업의 국경 간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영국 금융 시장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는 기업들이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찾아 미국 시장으로 상장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영국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경쟁력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입장에서는 금융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촉진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술 중립적 디지털 자산 규제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몇 달 동안 양국의 기업들은 정부가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일관적인 프레임워크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런던 소식통은 암호화폐 협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기간에 디지털 자산을 우선 과제로 다룰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한 직후 합의가 신속히 이뤄졌다고 전했다.
태스크포스는 대서양 간 협력을 강화해 해외 자본을 조달하는 영국과 미국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조율된 접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계자들은 이번 이니셔티브가 두 나라 경제의 “깊고 오래된 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차세대 금융 혁신을 위한 시장 준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부는 태스크포스의 핵심 가치는 안정성, 신뢰, 혁신이라고 밝혔으며 첫 번째 권고안은 2026년 초 공개될 예정이다.
체이널리시스, 미국 암호화폐 채택률 세계 2위
영국-미국 암호화폐 태스크포스의 출범은 양국이 각자의 국내 규제 체계를 발전시키는 흐름 속에서 이루어졌다.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최신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 따르면 미국은 강력한 기관 참여와 제도권 편입의 진전에 힘입어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영국은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서 11위에 머물러 있지만 여전히 주요 금융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코인베이스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대형 기업들이 런던에 집중 투자하면서 더욱 명확한 규제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 FCA는 최근 승인 심사 기간을 3분의 2로 단축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4월 이후 블랙록과 스탠다드차타드를 포함한 5개 기업이 등록을 마쳤고 지난 5년간 15% 미만에 불과했던 승인율은 45%로 상승했다.
다만 보다 엄격한 규제가 도입되면서 신청 건수는 줄어들어 2022~23년 46건에서 2024~25년 26건으로 감소했다.
추가 규제도 예정돼 있다. 2026년 1월부터 암호화폐 플랫폼은 OECD 글로벌 보고 프레임워크에 따라 모든 거래에 대한 상세한 고객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FCA는 또한 암호화폐 기업들이 거버넌스, 금융 범죄 방지, 소비자 보호 등에서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따라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의회가 전략적 비트코인 보유고 조성을 논의 중이다. 사이버 범죄 단속 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20만 7,000 개를 기반으로 재무부가 국가 차원의 전략적 보유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백악관은 동시에 첫 암호화폐 정상회의를 열며 디지털 자산을 미국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