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10억 사용자 대상으로 그램월렛 출시… 규제 우회 전략의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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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이 자체 가상자산 지갑 그램월렛을 출시하여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번 출시는 전 세계 10억 사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배포되며, 현재는 일부 사용자에게 먼저 공개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포를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비수탁형 지갑 배포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별도의 앱 다운로드나 복잡한 시드 구문 없이 메신저 내부에서 가상자산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메신저 인프라와 결합한 그램월렛
그램월렛은 사용자가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하는 비수탁형 가상자산 지갑이다. 이번 출시는 초기 선정된 소수의 사용자 그룹을 시작으로, 향후 몇 주에 걸쳐 모든 사용자의 앱에 기본 탑재되는 방식으로 개방된다.
이 지갑은 메신저 인프라와 결합한 다양한 편의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는 복잡한 지갑 주소 대신 상대방의 아이디나 연락처만으로 GRAM 토큰을 송금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수료는 요구되지 않는다. 또한 비수탁형 지갑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2단계 인증 비밀번호와 백업 이메일을 결합한 복구 기술을 도입했다. 향후 지갑 업그레이드 시 번거로운 마이그레이션이 필요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에 구동되던 지갑 봇 서비스는 발트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된다. 그램월렛이 일상적인 가벼운 지출과 결제를 담당하는 체크카드 역할을 한다면, 발트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포함한 300여 종의 가상자산 거래, 예치 이자, 무기한 선물 거래 등을 지원하는 종합 자산 통장 역할을 맡게 된다.
사용자는 발트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의 자산을 입금 및 환전한 뒤, 이를 그램월렛으로 이동시켜 메신저 내 미니앱 결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텔레그램은 일상적 전송을 처리하는 가벼운 인앱 지갑과 전문 투자를 위한 금융 플랫폼을 분리하여 사용자 환경을 정비했다.
치열한 슈퍼앱 경쟁, 규제를 우회한 텔레그램
현재 거대 IT 기업들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금융과 쇼핑을 통합하는 슈퍼앱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메타는 미국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안전하게 구동되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론 머스크의 엑스 역시 미국 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법정화폐 및 가상자산 통합 금융 허브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안 메신저 시그널은 프라이버시 코인 결제를 탑재해 익명 금융 전송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텔레그램은 가장 앞선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타나 엑스가 규제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텔레그램 유저들은 이미 미니앱을 통해 P2E 게임을 즐기고 자체 코인으로 채널 구독료를 결제하는 등 실제 가동되는 자체 경제권을 형성했다.
텔레그램이 이처럼 선두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체 블록체인 인프라와 비수탁형 구조에 있다. 외부 결제망을 빌려 쓰는 경쟁사들과 달리 자체 블록체인을 앱에 내장하여 끊김 없는 업데이트와 저렴한 수수료를 구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비수탁형 방식을 채택하여, 송금 라이선스 등 기존의 까다로운 금융 규제를 교묘하게 우회했다.
다만 이러한 규제 우회가 시장 안착을 위한 만능키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자가 자산을 직접 관리하더라도 대형 플랫폼이 인앱 결제를 중개한다면 미등록 금융 서비스로 보아야 한다는 규제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탁형 플랫폼인 발트의 경우, 미국·영국 및 유럽연합 대다수 국가의 엄격한 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해당 지역에서 전면 차단된 상태다. 그램월렛 역시 언젠가는 미국, 캐나다, 한국 등 규제 선진국에서 서비스가 제한되거나 현금화 경로가 봉쇄될 위험을 안고 있다.

물론 이번 소식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충분했다. 텔레그램 자체 토큰인 GRAM(구 톤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05% 상승한 1.35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24시간 거래량이 98% 폭등한 점을 미루어보아, 지갑 배포 소식이 유틸리티 업그레이드로 인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1.35달러의 강력한 지지선과 1.41~1.45달러의 저항선이다. 단기적으로 가격이 피보나치 주요 지점인 1.35달러 위에서 지지 기반을 다진다면 1.45달러 저항선 리테스트를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지지선 아래로 일봉이 마감될 경우 1.33달러까지의 추가 조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 7일 상대강도지수는 42.48로 과열되지 않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기술적인 상승 여력은 열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소식은 초고속 국제 송금과 미니앱이 선도하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다. 해외 송금 시 메신저 안에서 수초 만에 자산 전송이 가능해지며, 특히 금융 소외 계층도 메신저 하나로 글로벌 금융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비수탁형 특성을 악용한 스캠 범죄의 증가나 자금세탁을 우려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 가능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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