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비트코인 과다 보유한 스트래티지 신용등급 ‘정크’로 평가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B-’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투기등급(정크 등급)으로 분류된다.
S&P는 이번 등급 부여의 배경으로 비트코인 편중 자산 구조, 제한적인 사업 다각화, 달러 유동성 부족 등을 꼽았다. 다만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스트래티지가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공식 등급을 받은 첫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비트코인 보유 중심의 트레저리 기업으로 전환한 스트래티지는,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편중 구조, 가격 변동성과 정책 리스크에 취약
S&P는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집중도가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자 동시에 최대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의 재무구조가 거의 전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되어 있어, 시장 변동성이나 규제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또한 S&P는 구조적 불일치 문제도 지적했다. 스트래티지의 부채와 우선주 의무는 달러로 표시되어 있는 반면, 대부분의 자산은 비트코인 형태로 보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기준, 해당 회사는 약 70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8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상태다. 해당 부채는 2028년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S&P는 자본시장 접근성을 통해 부채 만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안정적(stable) 전망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비트코인 자산이 기업 가치 지배…구조적으로 취약한 완충력”
애널리스트들은 스트래티지의 조정 자본 상태가 “심각하게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S&P가 조정 자본을 계산할 때 비트코인 보유분을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과도하게 노출된 스트래티지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자본 기반을 가진다는 것이다.
2025년 중반 기준으로 회사의 위험조정자본 비율은 크게 마이너스 상태였으며, 이는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변동성 높은 자산 구성에서 비롯됐다.
본업인 엔터프라이즈 분석 소프트웨어 부문은 근소한 흑자를 내고 있으나, 실질적인 현금 흐름 개선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700만 달러였으며, 세전이익 81억 달러는 대부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었다.
S&P “비트코인 집중 리스크에도 800억 달러 시가총액은 투자 수요 반영”
S&P는 사이버 보안 리스크 또한 중대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스트래티지는 여러 기관 수탁사를 통해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있지만, 보험 적용 범위는 전체 보유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S&P는 프라이빗 키 유실이나 수탁기관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유동성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는 스트래티지가 전환사채 발행과 주식 발행을 통한 부채 관리에 있어 일관된 규율을 보여왔으며, 자본시장 접근성 또한 강하다고 평가했다. 단기 만기 부채를 회피하며 안정적으로 차입구조를 유지해온 덕분에 스트래티지의 시가총액은 약 800억 달러로, 이는 비트코인 노출을 전통 금융 상품을 통해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S&P, “안정적 전망은 자본시장 접근성과 달러 유동성 개선에 달려”
S&P는 회사의 유동성 구조가 연간 6억4,000만 달러 이상의 우선주 배당 부담으로 압박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금액은 스트래티지의 전체 비트코인 보유액 대비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회사는 배당금을 유예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우선주 주주의 이사회 참여권 등 지배구조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S&P는 향후 12개월 이내 상향 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스트래티지가 달러 유동성을 개선하고 전환사채 의존도를 낮춘다면 등급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대로, 자본시장 접근이 제한되거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경우 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