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가상자산 ETF 스테이킹 지침 발표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이 암호화폐 ETP 상품이 가상자산 스테이킹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암호화폐 ETF 운용에 있어 세금 제도 및 구조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콧 베슨트 재무장관은 X 게시물을 통해 “이번 조치는 투자자 혜택을 늘리고 혁신을 촉진하며 미국을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게리 겐슬러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지분 증명(PoS) 기반 토큰을 증권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제안한 지 2년 만에 나왔다.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는 암호화폐 ETF가 보유한 지분 증명 토큰의 스테이킹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IRS는 설정자 신탁(Grantor Trust)으로 설계된 암호화폐 ETF가 법인세 부담 없이 스테이킹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세이프 하버’를 마련했다.
세이프 하버 요건
IRS에 따르면 세이프 하버 제도는 스테이킹을 진행하는 암호화폐 ETF에 대해 엄격한 운영 요건을 부과한다.
펀드는 독립적인 제3의 전문 제공업체를 통해 지분을 보유해야 하며 스폰서나 관리인은 기본적인 스테이킹 및 비스테이킹 결정 등 제공업체의 세부 활동을 지시할 수 없다.
또한 모든 자산은 거래소 요건을 충족하는 유동성 준비금, 비용 및 상환을 위한 일시적 보유금 혹은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스테이킹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가상자산은 제공자에 인한 벌금이나 삭감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가져야 하며 스테이킹 보상은 자동 복리 형태가 아닌 최소 분기별로 순비용을 차감한 후 분배되어야 한다.
‘크립토택스가이’로 알려진 케이힐NXT의 제이슨 슈워츠 파트너는 “이번 지침이 펀드 매니저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복잡한 세무 및 관리상의 과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워츠는 “세이프 하버는 자동 복리 보상을 금지하고 있으며 블록 보상을 즉시 인출할 수 없기 때문에 스폰서들은 스테이킹 수익을 계산하기 위한 대략적인 정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모든 스테이킹 보상을 과세 소득으로 명시함으로써 블록 보상이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세무 전문가들 간의 논쟁을 종결시켰다.
슈워츠는 또한 직접 스테이킹이 아닌 리퀴드 스테이킹 토큰(LST)을 활용하는 ETF의 잠재적 장점에 대해 말했다.
그는 “설정자 신탁이 비상환형 LST만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자가 매각하거나 상환하기 전까지는 과세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IRS가 해당 통지를 철회하거나 LST를 본질적인 스테이킹 활동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어 이론적인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법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컨센시스(ConsenSys)의 법률 고문 빌 휴즈 역시 이번 지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이프 하버는 암호화폐 ETF와 신탁 같은 기업 투자 수단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법적 명확성을 제공함으로써 합법적 틀 안에서 스테이킹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기업 스테이킹 환영하는 업계 리더들
암호화폐 혁신위원회의 스테이킹 정책 책임자인 앨리슨 망지에로는 X 게시물을 통해 “이번 지침은 기업의 스테이킹을 가로막던 주요 장벽을 제거했다”며 “스테이킹이 시장의 핵심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정책이 마련된다면 미국에서도 규제 준수 스테이킹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고 강조했다.
망지에로는 또한 이번 조치의 전략적 의미를 짚으며 이 지침은 단기적인 법적 명확성을 넘어 장기적으로 미국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리더로 남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침은 SEC의 최근 스테이킹 지침을 토대로 하면서도 재무부가 대통령 직속 워킹 그룹 보고서에서 제시한 핵심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무부 지침은 SEC 기업 재무 부서가 지난 5월 발표한 성명을 기반으로 한다. 해당 성명은 특정 프로토콜의 스테이킹 활동이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SEC 위원장 폴 앳킨스는 지난 8월 “이번 조치는 SEC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암호화폐 자산 활용처에 대한 직원들의 견해를 명확히 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재무부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7월 출범한 SEC의 ‘프로젝트 크립토 이니셔티브(Project Crypto Initiative)’와도 맞물린다. 해당 프로젝트는 증권 규제를 현대화하고 온체인 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SEC의 내부 개혁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
ETF 분석가 네이트 게라시(Nate Geraci)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불과 2년 만에 동일한 암호화폐 ETF의 스테이킹에 대한 법적 명확성이 확보되는 등 변화의 속도가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제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특히 스테이킹 수익이 개인퇴직계좌 등 비과세 법인에 대해 ‘비관련 사업 소득세 (UBTI)’로 간주될지 여부가 불명확하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가 암호화폐 ETF를 통해 얻은 스테이킹 보상에 대해 미국 내 소득세나 원천징수 의무를 지게 될지에 대한 정책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